부산 중구의회가 매년 연말 예정돼 있던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6월로 변경했다. 이에 중구 공무원들이 ‘연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고려하면 사실상 1년 내내 감사를 진행해 업무 과부하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나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부산 중구청 전경. 국제신문DB
구의회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2차 정례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오는 6월 진행하는 의사일정이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당시 의원들 사이에서 감사 일정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후 3차례 의원 간담회 등을 거쳐 6월로 확정됐다. 중구의회는 매년 6월과 11월에 정례회를 하는데, 예산 결산을 하는 6월 정례회 특성상 감사를 함께 추진하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중구는 부산 기초단체 중 연말이 아닌 6월에 행정사무감사를 추진하는 유일한 곳이 됐다.
그러나 이 같은 구의회의 의사일정 변경을 두고 중구 공무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연말에 예산특위가 진행된다는 점을 들며, 사실상 1년 내내 의회 감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6월 감사를 위해 3~5월 자료를 제출하고 답변을 준비하는데, 11월에도 예산심의를 열기 때문에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센터는 올해 상반기 총선, 동감사에 행정사무감사까지 있어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 중구지부는 의회 일정 변경을 두고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을 지난 12일 구의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구의회는 의원 간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으로, 6월 감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구의회 이길희 의장은 “하반기 2차 정례회는 너무 길어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의원 투표 등을 거쳐 일정 변경을 추진했다. 특별히 집행부를 어떻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바쁜 연말 업무를 나눠서 하자는 의견이 나와 절차에 따라 진행했을 뿐”이라며 “올 6월 시행 때 문제가 있다면 그때 다시 연말에 시행하는 것으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 공무원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노조 게시판에는 “집행부와 의논도 없고 노조 의견도 사전에 들어보지 않았다” 등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노조 관계자는 “회기 변경은 의회 고유의 권한이므로 반대 의견을 밝히는 것 외엔 추가로 노조가 조치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며 “업무 과부하 등 문제가 생긴다면 즉각 대처할 생각으로 6월 감사를 주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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