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만명 쏟아지는 가운데 '번아웃(탈진)'을 외치는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20대 공무원이 초과 근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방역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방역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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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업무에 스러지는 공무원들…"한 달에 하루 쉰 지 벌써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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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한 2020년 이후 공무원들의 과로사와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전주시 신규 공무원 A씨는 임용 한 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코로나19 역학조사 업무 등에 투입되며 지난 1월에는 총 20시간, 이달에는 총 31시간 초과 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에는 인천시 한 구청 보건소 소속 2년 차 공무원 B씨가 과로사로 숨졌다. B씨의 월별 초과 근무 시간은 100시간을 넘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6월에도 전남 담양군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 업무를 하던 공무원 C씨가 주말 출근 등 과로를 이어가다 쓰러져 숨졌다. 2020년 4월·3월·2월에도 각각 경남 합천군·경북 성주군·전북 전주시 등에서 코로나19 업무를 보던 공무원들이 과로로 목숨을 잃었다.
현장 공무원들은 이 같은 업무 가중이 일부 공무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부산 한 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박모씨(52)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쉬는 생활을 반복한 지가 벌써 2년째"라며 "확진자가 적을 때는 일주일에 두 번을 쉬기도 했지만 요즘엔 주말에도 거의 모든 직원이 나와서 일한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한 보건소 소속 김모씨(56)도 "보건소 직원 중 요즘 주 5일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역학조사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긴 했지만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외려 역학조사에 드는 시간은 10배 정도 길어졌다"고 했다. 김씨는 "완료하지 못한 역학조사 업무가 누적되면서 구청 직원들에게까지 업무가 배분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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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미 없는 업무 줄이고 보건소 인력 확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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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9만5362명 발생한 2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디./사진제공=뉴스1
전문가들은 과로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해 개인의 업무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무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도 과로하고 있지만 보건소 직원 등 공무원의 업무량도 엄청난 상황"이라며 "환자 수를 조정할 순 없기 때문에 보건소 직원을 충원해서라도 주당 근무 시간이 52시간 이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 치료 중심으로 방역 체계가 바뀐 후 공무원들은 환자를 '일반 관리군'과 '집중 관리군'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오다 보니 이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그 결과 분류 업무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재택 치료를 하다 사망하는 사람도 나타나는 등 문제가 속출하는 만큼 인위적인 분류 없이 고령층과 기저 질환자 등은 생활 치료 시설이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하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공무원의 업무 부담도 줄고 고위험 환자의 사망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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