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건설과 퇴직 공무원이 일부 공무직과 결탁해 건설자재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구청은 자체 감사 결과 절차상의 문제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체 감사가 허술하게 진행돼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하구청 건설과 퇴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A 씨가 지게차를 동원해 보차독 경계석을 옮기고 있다. 민원인 B 씨 제공
26일 사하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4일 구 건설과 퇴직 공무원 A 씨가 일부 공무직과 결탁해 신평 기지창에서 건설자재를 빼돌렸다는 고발 건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감사는 민원인 B 씨가 이달 초 해당 의혹에 대한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구 감사실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실은 공무직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건설과로 고발 건을 이첩했다.
고발 내용을 보면 퇴직 공무원 A 씨가 지난해 9월 11일 신평 차고지에 있던 보차도 경계석을 무단으로 들고 갔다. 당시 근무했던 공무직들은 이를 방치했다. B 씨가 고소장과 함께 제출한 영상에는 지게차를 동원해 경계석을 옮기고 있는 A 씨의 모습이 담겼다.
건설과는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을 A 씨로 추정했다. A 씨는 건설과에서 근무하다 퇴직했으며, 공무직 담당 업무도 맡은 바 있다. 건설과는 당일 신평 차고지에서 근무했던 공무직 직원에게 경위서를 받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건설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를 통해 A 씨가 가져간 것은 폐 보차도 경계석으로 확인했다. 폐 건설자재는 처리 시 오히려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로 보기 어렵다. 다만 담당 공무원에게 보고 없이 반출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과는 감사를 마치는 대로 인사위원회에 감사 결과를 넘길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구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구 공무직 직원 C 씨는 “현재 건설과의 감사 방식은 부적절하다. 신평역 차고지는 건설과와 자원순환과 등 많은 공무직이 일하는 곳이다. 당일 근무했던 타부서 공무직과 건설과 공무직 전원을 개인 면담해 자세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발인 B 씨는 “영상을 보면 A 씨가 옮기는 경계석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외관이 깨끗한 새 경계석이다. 이날 가져간 새 경계석은 한 파레트 수준이다. 이들은 수시로 건설자재를 빼 간 것으로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1ｍ 길이의 보차도 경계석 가격은 2만7000원 수준으로 한 파레트(25개) 기준 67만5000원이다.
A 씨는 2016년에도 본인 소유 사유지 펜스 작업에 공무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작업에 공무직 4명을 차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감사실은 A 씨에게 인사상 불이익 처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취재진은 A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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